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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월드 슈퍼카 전시회 참관, 기대보다 아쉬움 많아

Design News/Design Exhibition

by 김현욱 a.k.a. 마루 2008. 4. 7.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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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큰 맘 먹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부산에서 대구까지 달려가 큰아이 생일선물 겸 참관한 월드 슈퍼카 전시회는 한마디로 기대했던 것보다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다.

오래전 “10억 명품 슈퍼카 '파가니 존다F'를 훔치다.” 포스팅을 통해 슈퍼카에 대한 글을 쓸 만큼 슈퍼카 디자인에 대한 연민이 아직 나의 가슴속에 남아 있었고 더불어 꿈 많은 아이들에게 평생 한 번 보기 힘든 수식 억 원대를 호가하는 월드 슈퍼카를 한번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다는 생각으로 지난 달 말부터 벼르고 있는 차에 이번 주말을 맞아 찾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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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Super Car Korea Tour with Kim Joong Man

더군다나 행사를 기획한 세양 S&P 관계자는 “당초 6일까지 행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관람객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일주일 더 연기하기로 했다”며 “전시회에서는 슈퍼 카와 바이크 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 행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까지 된 터라 큰 기대를 가지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움도 큰 까닭일까? 전시회를 다녀 온 소감을 정리하자면 한마디로 슈퍼카를 제대로 보고 느끼기에는 입장료가 아깝고, 레이싱 걸을 모델로 사진 촬영하고 싶다면 장비 잘 챙겨서 다녀올 만 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다양한 부대행사는 기대할 만큼 풍성하지 못했다.
 
이번 대구 전시컨벤션센터(EXCO)에서 열린 'World Super Car Korea Tour with Kim Joong Man' 전시회는 세계 최고 속도기록을 보유했던 스웨덴의 슈퍼카 ‘코닉세그 CCR’을 비롯해 전 세계 25대 한정 판매하는 ‘파가니 존다 F’, 가본 엔진의 ‘엔초 페라리’. ‘카레라 GT’ 등 세계 최고의 슈퍼카 20대가 전시되고 있었고 또한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 슈퍼 바이크 15대도 함께 선을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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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가니 존다F

그중에서 관심 있게 보았던 슈퍼카는 파가니 존다F와 007본트카 였다. 다른 슈퍼카들은 그냥 봐줄만 했을 뿐이다.

월드 슈퍼카 전시회, 하이라이트는 슈퍼카가 아닌 레이싱 걸?
모터쇼의 꽃이 레이싱걸이라고 했던가? 모터쇼라기보다는 슈퍼카 전시회임에도 불구하고 슈퍼카 앞에서 섹시한 포즈를 다양한 각도로 취해주는 레이싱 걸 앞에는 단연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카메라 장비를 대충 살펴보아도 전문가 급 장비로 웬만한 디카는 꺼내들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레이싱 걸도 한 수 눈치 9단인 듯 카메라 사양보고 그에 맞춰서 포즈를 취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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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의 이모저모를 꼼꼼히 살펴보려는 관람객보다 레이싱걸의 포즈 동선에 따라 관람객이 이동하는 재밌는 광경을 보면서 슈퍼카를 보러 온 것인지 아니면 레이싱걸을 보러 온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포토카드들 사서 레이싱 걸 싸인 받고 함께 기념 촬영하는 관람객들이 많아 내친김에 나도 해볼까 생각도 들었지만 함께 간 아이들 앞이라 민망스럽고 아내에게 앞으로 밥 얻어먹기 힘들까봐 눈치보다 포기하고 말았다는...^^ (오래살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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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 전시회, 만만치 않은 입장료에 비해 체험기회는 턱 없이 부족
그야말로 전시된 20여종의 슈퍼카 눈요기였다. 슈퍼카 전시회 입장료가 성인 10,000원 소인 7,000원은 만만치 않은 요금이다. 우리가족처럼 5인 가족이 참관하려면 거의 5만원에 가까운 입장료를 내고 봐야하는데 그냥 전시된 슈퍼카와 레이싱 모델들의 섹시포즈를 보고 나오기에는 솔직하게 아까운 입장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사진 몇 장과 슈퍼카 앞에 세워둔 차량안내 패널에 적혔던 수십억 원대 슈퍼카 가격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이것은 아이들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이번 행사를 후원하는 코레일(KORAIL)의 고객대표 본사전사모임 행사에 참석해서 무료 초청티켓을 받았기 때문에 입장료 부담은 없었지만 만약 그렇지 않고 자비를 들이고 본다면 선뜻 내키지는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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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전시된 슈퍼카의 특징을 설명하는 관계자도 보지 못했고 슈퍼카를 시승해 보거나 차량의 어느 한 부분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체험행사에 대한 안내는 한마디도 들 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생각으로 슈퍼카를 전시한 무대 위에 살짝 걸터앉혔을 때 황급히 달려온 안내요원의 제지를 받은 아이들은 놀라 연신 뒷걸음치는 것을 보고 조금 황당하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전시된 슈퍼카와 거리도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건만 너무 고가의 차량이라 그런지 근접조차 막는 것이 다소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한쪽에선 레이싱 걸이 엔진스타트 푯말을 든 채 관람객의 이목을 끌고 레이서 한명이 슈퍼카 시동을 건채 가속페달의 밟아 굉음을 토해내는 바람에 전시장 안은 한동안 찢어지듯 경쾌하지 않은 엔진 공회전 소리에 부담을 느껴야만 했다. 아마도 이번 슈퍼카 전시회 관람객들의 대부분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정간격을 유지한 채 억소리 나는 슈퍼카의 가격과 외형만 쳐다보며 입맛을 다셔야만 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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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 전시회 또는 모터쇼, 제대로 되려면 체험이벤트로 오감만족에 충실
누구나 같은 생각일 것이다. 아무리 수십 수백억 원대의 슈퍼카라고 할지라도 그냥 눈으로만 봐야한다면 굳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전시장을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그렇게 움직이는데 소요되는 비용으로 멋진 화보집 주문해서 보고 소장하거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보는 것이 더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회나 모터쇼를 찾는 것은 눈으로 보는 것 보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가져보기 위한 큰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물론 고가의 슈퍼카 또는 만약의 사태에 대한 방지차원에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는 만큼 눈이 아닌 손끝으로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좀 더 슈퍼카에 대해 깊이 있는 뭔가를 알 수 있는 관계자의 안내가 있어야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국내 모터쇼 및 슈퍼카 전시 프로그램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관람객의 관람수준에 대한 주관사의 어설픈 기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대로 된 모터쇼와 슈퍼카의 전시회가 되려면 눈이 아닌 다양한 체험이벤트를 통해 오감만족을 이끌어내는데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소중한 주말 시간을 가족과 함께 찾은 관람객들이 시간과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찾아온다면 보다 꼼꼼한 전시회 정보를 살펴보고 참관여부를 결정해야 하겠다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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