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LG전자 기업블로그, 정장 벗고 캐쥬얼 소통

Digital News/IT Trend

by 김현욱 a.k.a. 마루 2009. 4. 23. 13:00

본문

기대 반 우려 반, 어떤 모습일지 지켜 본 '더 블로그' 한 달 살림

지금까지 많은 기업 블로그들이 개설되어 고객과의 소통을 해오고 있지만 진정 고객이 기대했던 기업 블로그의 모습을 충족시키지 못해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기업 블로그 흐름속에 국내 대기업인 LG전자가 기업 블로그를 공식 출범한다는 것은 그 시작부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고, 블로그 주제도 ‘디자인’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것이 신선함과 더불어 흥미를 갖게 하기에 충분했었다.

LG전자, 기업 블로그 시작

공식출범에 앞서 마련된 블로거 간담회에 초청받아 앞으로 LG전자 기업 블로그의 운영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디자인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솔직히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기존의 기업 블로그를 세밀하게 분석해 보다 편하고 고객과 감성중심의 소통을 이루려는 노력이 깊이 배여 있어 놀라웠고 흐뭇했다.

블로고스피어에서 LG전자 기업 블로그가 바람직하고 사랑받는 블로그가 될 수 있는 조언을 해달라는 요청에 내가 답한 말은 단 한마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 보여준 운영계획만 꾸준히 끌고 나간다면 충분하다”라고 답했다. 지금 접해 온 기업 블로그와는 추구하는 기본 방향부터가 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하듯 방향은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서 변화될 수 있다는 기우에 비춰 “초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었다.

더 블로그가 담고자 하는 콘텐츠들 - 블로거 간담회


‘더 블로그’ 블로고스피어 첫 나들이, 놀라운 반응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LG전자 기업블로그가 미완성의 상태로 블로고스피어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나타난 반응과 관심은 예상외로 높았다. 더군다나 블로그 이름을 공모한 것도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시작부터 소통을 이루고자 했던 작은 노력이 아니었나 싶다.

하지만 일면에서는 여느 기업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입소문 마케팅 또는 온라인 마케팅 소구로 활용하기 위한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다. 이로운 것만 취하고, 부정적인 것은 철저히 배제한다는 기업 블로그에 대한 오해를 깨끗하게 씻어 내기 위해 기업 블로그 최초로 댓글을 오픈하고, 트랙백을 통한 친화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타고 난 글쟁이들, 필진의 필력에 놀라다.

보통의 경우,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있는 디자이너들은 글쓰는 재주는 잼뱅이인 경우가 많은 편이다. 물론 일부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더 블로그’의 필진들이 그 일부일 줄 몰랐다. 솔직 담백한, 애써 포장하지 않은, 내츄럴한 오리지널의 모습을 보여준 필진들의 글들이 더 많은 공감대를 만들었고 나날이 독자들과 방문자를 늘리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맛깔스럽고, 격식의 틀에 구속되지 않는 글들을 읽어 가다보면 마치 개인 블로그의 일기장을 훔쳐보듯 재미가 쏠쏠해 기업 블로그라는 편견의 잣대를 들이대기가 약간 무색해지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 또한 국내에 국한 하지 않고 전 세계에 있는 약 110여개 해외 현지 법인  필진의 깜짝 출연이 글로벌 LG의 위상과 세계 속의 디자인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 예비 디자이너는 물론 일반 고객들, LG가족들에게 유대감도 끈끈하게 유지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용기 있는 LG전자 ‘더 블로그’, 기업 블로그의 표본이 되라.

기업 블로그가 가지는 특성때문에 일반 개인 블로그와 달리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남다르다. 말 한마디, 댓글에 대한 대응에도 예상밖의 큰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특히 기업에 대한 불만, 노사문제,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악플이 쇄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언제나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기업 블로그 운영이 오히려 그동안 구축해 온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에 역효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기업으로선 지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오픈한 대부분의 기업 블로그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조심스러워하는 것도 이런 문제들이어서 댓글을 승인 후 오픈하거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이루고, 소극적인 자세로 무의미하게 운영하는 사례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댓글을 전면 오픈하고 두려움을 피하기 보다는 당당히 맞서는 ‘더 블로그’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운영방식이 기업 블로그의 바람직한 모습임을 보기 좋게 증명해 보인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운영 한 달간의 성과를 엿보면 ‘더 블로그’가 보여준 진실함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전해졌음을 엿볼 수 있다.

기업 블로그가 기업의 홍보의 장이 아닌 기업의 아이덴티티 중심주제 하나를 내세워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도 긍정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이 어떤  의미로, 어떤 사용자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편리하고 유용한 도구로 탄생되는지를 고객과 더불어 공감하면서 자연스럽게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간접적인 이미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한 것도 ‘더 블로그’가 보여준 기업 블로그의 운영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소통하려는 독자를 배려한 기업 블로그의 딱딱한 틀을 벗어 주길

디자인을 주제로 한 LG전자 기업 블로그 '더 블로그'의 디자인은 조금 심심한 편인다. 물론 심플하면서도 나름 LG전자 고유의 컬러를 포인트로 주고 있는 것이 나쁘진 않다. 블로그 디자인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하나의 요소이기 콘텐츠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기 기업 블로그라는 특성에 비추어 독자들은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곧 새로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니 블로그 디자인에 대한 것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다.

With LG, 함께하는 기업 블로그의 모습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반 블로그와 더 블로그가 함께 국.내외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는 공익적 행사도 진행하고, 특별함이 아닌 보통의, 평범한 블로그로 고객들과 공존했으면 하기 때문에 기업 블로그지만 블로고스피어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인블로그와 더불어 어우러질 수 있는 보다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지난 글들을 쉽게 살펴 볼 수 있는 글 보관함과 글 달력도 배치하고, 하루 하루 더 블로그를 찾는 방문자 수, RSS구독자 카운터도 공개해 열린 기업 블로그의 모습을 보여주는 구성의 배치도 개선해  보는 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노출들이 좀 더 친근감을 느끼고 공감대를 형성해주기 때문에 기업 블로그 이미지 향상에 마이너스 요인 보다는 플러스 요인으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더 블로그’, 정상은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힘들다. 자성의 철학을 심어라.

기업 블로그라 해서 개인블로그와 남다를 게 없는 것이 바로 운영능력이다. 누구든지 어떤 기업 블로그든지 정상에 오르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 있다. 반면 그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오르는 과정보다 수십 수백 배가 힘이 든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듯이 분명 ‘더 블로그’는 디자인을 이야기하는 색깔있는 기업블로그의 인식을 구축해 나가고 고객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고객의 관심과 사랑을 늘 잊지 않고, 그들이 기대하는 솔직함과 사람냄새 훈훈한 기업블로그의 모습에 취하도록 갈고 다듬는 노력과 늘 부족함은 없는지 되돌아보고 비춰보는 자성의 노력도 요구되는 것이 블로그의 바른 운영법이기 때문이다.

더블로그가 출범 초기에 디자인을 주제로 소통하고자 했던 초심처럼 지금까지 수많은 기업 블로그들이 입소문 마케팅과 온라인 마케팅 소구로 활용해 실패했던 사례로 비춰져 반감을 샀던 점들을 귀감삼아 최소한 '더 블로그'만큼은 상품의 홍보성 글과 이벤트성 기획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또한 공식 웹사이트에 고객지원실이 있고, A/S센터가 따로 있다지만 온라인 소통공간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소비자 소중한 피드백에 빠르게 대응하며 고객들이 요구하고 기대에 부응하는 보다 나은 제품으로 보답할 수 있는 상호 윈윈의 커뮤니케이션으로 창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지금까지 거대한 대기업과 일반인 그리고 잠재고객층과의 쌍방향 소통의 통로가 없었고, 그것이 마치 하나의 불문률처럼 흘러온 관례에 비춰 격식에 얽매인 정장을 벗고, 자유유롭고 편안한 캐쥬얼로 만나는 소통의 통로 바뀐 첫 사례로 '더 블로그'가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이며, 고객의 소중한 조언과 질타에도 겸허하게 수용하고 대응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